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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패션 브랜드 '앙디올' 디자이너 김건이…해외서도 “뷰티풀~”2013-03-13 23:45:38
작성자 Level 10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개점 당시 대구 패션의 젊은 디자이너들을 주목하고, 7개 디자이너 브랜드의 편집숍을 구성해 4층의 매장을 내줬다. 인테리어, 집기까지 현대백화점 측에서 모든 비용을 들여 파격적인 대우를 했다. 그로부터 1년 후, 편집숍 브랜드 가운데 ‘앙디올’만이 단독으로 매장을 재오픈했다.
대구의 젊은 디자이너 브랜드 가운데 성장 가능성을 가장 인정받은 것이다. 브랜드 ‘앙디올’은 아직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는 아니다. 그래도 벌써 13돌이나 지난 ‘메이드 인 대구’ 브랜드다. 디자이너 김건이 씨는 로드숍에서 13년째 부티크 매장 앙디올을 운영하고 있다. 앙디올은 홍콩, 미국, 일본 위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작지만 탄탄한 브랜드이다. 디자이너 김 씨는 대학 졸업 후 1990년부터 패션 실무에 뛰어들어 경험을 쌓고 1999년 브랜드 ‘앙디올’을 론칭했다. 그동안 세 아이를 출산했지만 단 한 번도 쉰 적이 없을 정도로 패션계에서 단단하게 입지를 다져왔다.
그는 처음부터 맞춤복인 오트 쿠튀르적 감성의 옷을 좋아했다. 핸드 메이드의 느낌이 좋아 그는 맞춤복 위주의 부티크 숍을 운영해왔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에 매장을 열면서 본격적인 유통 시장에 뛰어든 그는 여성복 브랜드 ‘앤디 앤 뎁’을 벤치마킹하고 싶어한다. “앤디 앤 뎁은 서울의 한 백화점 편집매장에서 출발해 인지도를 높인 후 전국으로 브랜드를 확산시켰어요. 상품력을 인정받은 거죠. 우리 브랜드도 대구 상품이지만 그런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가 처음 패션에 발을 들여 놓은 1990년과 2012년. 그동안 패션업계에는 숱한 변화가 휩쓸고 지나갔다. 대구의 패션은 1990년대에는 최고 호황을 구가했지만 지금은 세계 패션 업계들과 경쟁해야 한다. 동성로에는 세계적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이제 경쟁은 ‘대구’가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해야 한다. “1990년대나 지금이나 옷값은 비슷해요. 그만큼 지금 가격경쟁이 심하다는 얘기죠. 그래도 디자이너들이 희망을 거는 것은 기성복만 입던 40~60대들이 요즘 맞춤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남과 다른 옷을 입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앙디올 브랜드는 ‘모던 럭셔리’를 표방한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색과 소재에서 손맛이 느껴지는 패션이 그가 추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브랜드 이미지’를 입는다. 지금까지는 인지도가 낮았던 것이 사실. 그는 해외시장을 먼저 공략했다. 오로지 ‘옷의 질’로만 승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브랜드 인지도 없이 성공하기 어렵지만 해외시장은 실력만으로 승부를 걸 수 있다. 그는 2005년부터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해 2009년 본격적으로 프랑스 파리 시장에 수출했다. 지금도 홍콩, 일본, 쿠웨이트,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 바이어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꾸준히 거래하고 있다. 한 영국 바이어는 “이것이 정말 한국 제품이냐?”고 몇 번이나 되물었다고 한다.
해외 명품들도 이제 중국이나 베트남 시장으로 하청을 주고 있어 퀄리티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한국 제품들이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 한국 옷들이 질적인 측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해외시장에서 앙디올의 어떤 점이 인정받는 걸까. “동서양 이미지를 결합한 모던한 이미지가 제 옷의 특징입니다. 선은 서양적이고 모던하되, 프린트 등의 디테일은 동양적 이미지를 가미했어요. 그래서 외국 바이어들이 옷의 독특한 감성을 인정해 주죠.” 그는 프랑스 파리 현지 패턴 회사와 협업해 새로운 패턴을 연구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개발한다. 소재를 개발하고 패턴을 연구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패션 디자이너는 늘 트렌드를 앞서가야 한다. 빠르게는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야 하고, 한 시즌 트렌드를 잘못 예측하면 곧바로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언제나 ‘남과 다른 것’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잠시 쉴 틈도 없다. 함께 디자이너 그룹을 형성하던 40대 디자이너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대부분 패션계를 떠났다. 다행히 최근 불황 가운데서도 40대 이하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한다. 대구시가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하는 정책을 펴나가고, 그래서 전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대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실력과 자격만 있으면 누구든 해외시장을 곧바로 개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주어지는 모든 기회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해요. 쉽게 시작하면 쉽게 접을 수밖에 없어요. 패션계에서 탄탄하게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