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표 디자이너 김건이씨 자투리 원단 활용 제작 기부키로 공감게스트하우스 운영 허영철 전국서 온 의료진에 숙박 제공 임대료 감면 건물주도 속속 등장
대구지역 대표 디자이너인 김건이 '앙디올트렌드' 대표는 네오플랜 원단으로 마스크를 제작해 나눠주고 있다. 사진은 김 대표가 제작 중인 마스크 가운데 일부. 한지연기자
잠자고 있던 자투리 네오플랜 원단이 마스크로 변신한다. 대구지역 대표 디자이너, 김건이 ‘앙디올 트렌드’ 대표의 손길을 통해서다.
네오플랜 원단은 세탁 후 금방 마르고 비교적 손이 덜 가는 박음질로 마스크 제작을 위한 패턴을 만들 수 있기도 하다. 마스크로 제작된 후에는 재사용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건이 디자이너는 최근 마스크 구매를 위해 온·오프라인을 샅샅이 뒤졌지만 쉽지 않았다. 주변에서도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는 고충이 줄을 잇자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남은 원단으로 새로운 상품 또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을 자주 했기 때문에 네오플랜 소재의 마스크 제작에 나설 수 있었다. 하루 평균 60여 장, 크기별로 제작되는 마스크는 2일부터 어려운 이웃에 나눠질 예정이다.
김건이 디자이너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약국에 같은 소재의 마스크가 진열돼 있던 것을 본 기억이 있다. 남은 네오플랜 원단으로 마스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소하지만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때에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에서 ‘공감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허영철(51)씨는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를 돕고자 지역에 내려오는 의료진을 위해 숙박시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허씨가 내놓은 객실에는 원래 총 60명이 머무를 수 있지만, 의료진 감염 위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1객실 1인 원칙으로 15명까지 수용토록 했다.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직원들과 틈틈이 게스트 하우스 곳곳을 소독하고 있다. 허씨는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너무 어렵지만 의료진을 비롯해 많은 시민이 상생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게스트하우스가 대구지역민을 비롯한 대구를 찾는 시민들로 인해 성장한 만큼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대구지역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상가 임대료를 자발적으로 감면해주는 등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놓는 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 내 한 2층짜리 상가 건물주는 최근 세입자 20여 명에게 ‘고통을 같이하는 의미에서 한 달간 월세를 받지 않겠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바 있으며, 대구 수성구 유원지 인근 한 건물주는 세입자들에게서 지난 달 월세 1천300만 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
한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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